34%는 가능하고, 0.3%는 더 싸다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은 미국 노동시간의 34%. 사람보다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다고 추정한 몫은 0.3%. Anthropic이 9월 30일 발표한 연구의 두 숫자다. 업무별 추정 시간과 직업별 고용 규모로 가중한 비중이며, 사라질 일자리 수가 아니다. ‘할 수 있다’에는 로봇에 맞춰 지은 공간에서만 가능한 일도 포함된다.
두 숫자 사이에는 로봇의 멋진 동작이 하루치 일과 만나는 지점이 있다. 물건을 정확히 집었다고 해서 포장된 주문 하나를 문밖으로 내보내는 계산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O*NET 업무 자료와 고용 통계를 사용하고, Claude로 실제 시연·활용 근거를 찾아 능력을 평가했다. 업무별 시간과 비용도 Claude가 추정했다. 미국의 모든 작업장을 직접 관찰한 결과가 아니라 모델을 활용한 추정이다.
로봇은 혼자 출근하지 않는다
비용 계산에서는 사람이 한 해 동안 처리하는 업무량을 로봇으로 맞추는 데 얼마가 드는지 묻는다. 장비값을 연간 비용으로 나누고 설치·운영과 사람의 지원을 포함한다. 여러 업무가 장비를 공유할 때는 중복 구매분과 연계 비용도 조정한다. 가격표의 단위가 ‘로봇 한 대’에서 ‘마친 일’로 바뀌는 셈이다.
도움을 청하는 기계
실제 사례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완벽한 동작보다 도움을 청하는 순간이다. Amazon은 2025년 5월 Vulcan을 소개하며, 이 창고 로봇이 옮길 수 없는 물건을 알아보고 사람에게 넘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캔과 함부르크에서는 사람이 발판 사다리를 써야 하는 높은 보관 칸 등의 작업에 투입했다고 한다. 회사의 설명이며, 독립적인 비용 검증 결과는 아니다.
사람이 등장한다고 자동화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로봇이 불편한 자세로 손을 뻗는 일을 덜어줄 수도 있고, 사람이 막힌 흐름을 이어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둘이 함께 무엇을 얼마나 마치고, 그 과정에 무엇이 드느냐다.
8시간짜리 가상 계산서
여기서 가상의 포장 작업을 생각해보자. Vulcan의 실제 성능과 무관한 계산이다. 한 사람이 8시간 동안 검수와 포장까지 끝낸 주문 400건을 만든다. 시간당 총인건비를 25달러로 가정하면 하루 200달러, 완료 주문당 0.50달러다. 양쪽에서 똑같이 드는 포장재 비용은 제외한다.
물건을 집는 단계에 로봇을 넣는다. 장비·연동·유지보수·전력까지 배분한 로봇 비용은 교대당 120달러로 가정하자. 재고 준비, 예외 처리, 검수와 포장에는 여전히 사람의 4시간, 100달러가 든다. 마친 주문이 그대로 400건이면 합계 220달러, 주문당 0.55달러다.
집는 동작은 빨라졌는데 완성된 주문은 비싸졌다. 이 가상 공정에서는 포장이 하루 물량을 400건으로 묶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집는 속도만 높이면 같은 병목 앞에 물건이 더 쌓인다.
가정을 하나 바꿔보자. 남은 작업의 순서를 고쳐 사람의 시간이 3시간으로 줄었다. 품질과 완료 물량은 같고 추가 비용도 없다고 하자. 이제 합계는 195달러, 주문당 0.4875달러다. 로봇의 집게는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주변의 일이 달라졌다. 이 숫자들은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것이며, 연구의 전국 추정치를 재현한 계산이 아니다.
집는 순간에서 완료 주문까지
사람만 가상 계산·완료 주문 400건·동일 품질
- 8 × $25 = $200; $200 ÷ 400 = $0.50
로봇 + 사람 4시간 가상 계산·완료 주문 400건·동일 품질
- $120 + 4 × $25 = $220; $220 ÷ 400 = $0.55
같은 로봇 + 사람 3시간 가상 계산·완료 주문 400건·동일 품질
- $120 + 3 × $25 = $195; $195 ÷ 400 = $0.4875
급여명세서에 남은 한 시간
한 가지가 더 남는다. 남은 사람의 작업 한 시간을 덜었다고 급여에서 한 시간분이 저절로 빠지지는 않는다.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그것 역시 가치가 있지만, 무엇을 더 마쳤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동작 하나보다 교대 시간 전체에 이야기가 있다.
출하 상자에 담긴 로봇 붐
한편 IFR은 2025년 전문 서비스 로봇 출하가 약 25만 대로 24% 늘었다고 발표했다. 함께 공개한 설명 자료에 따르면 238개 생산자의 표본이며, 산업 전체로 확대 추계한 수치가 아니다. 조사마다 표본이 바뀌므로 지난해 보고서의 제목 숫자로 증가율을 새로 계산해서도 안 된다. 여기서는 IFR이 발표한 증가율을 사용한다.
‘로봇’의 경계도 다르다. IFR은 자율이동 플랫폼을 서비스 로봇으로 분류하고, 자율주행 여객 운송은 이 통계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출하 총계가 미국 노동 연구에서 다루는 모든 기계의 목록은 아니다.
많이 팔리는 것과 경제적으로 맡길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좁은 것은 함께 성립한다. 구매가 반복적인 몇몇 단계, 충분한 물량이 있는 현장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장비 대수만으로는 한 사람의 교대 시간 중 얼마나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
카메라를 끄기 전에
이 연재의 첫 글에서는 코드 리뷰 뒤 사람의 판단을 기다리는 시간을 따라갔다. 이번에 남아 있는 일에는 무게와 부피가 있다. 준비할 재고, 풀어야 할 예외, 아직 닫지 못한 상자다. 인상적인 장면 뒤에도 카메라를 켜두면, 무엇이 진짜 달라졌는지 더 잘 보인다.
범위: 공개 연구·회사 발표와 명시적인 가상 계산을 읽은 분석이다. 현장 시험이나 한국의 비용 산정, 고용 감소 예측은 하지 않았다.